호주 (Australia)
호주(Australia)는 남반구 와인의 최강국이자, 쉬라즈라는 이름을 세계 공용어로 만든 나라다. 프랑스의 시라를 가져다 자기 스타일로 재해석해 “쉬라즈”로 역수출한 것은 신대륙 와인사의 상징적 사건 — 원산지의 문법을 빌리지 않고 자기 이름으로 성공한 첫 사례였다. 대륙 하나가 통째로 한 나라이다 보니 산지 간 거리가 유럽의 국가 간 거리보다 멀고, 스타일 스펙트럼도 그만큼 넓다.
남호주 — 파워의 심장
호주 와인의 6할이 남호주에서 나온다. 바로사 밸리는 세계 최고령 쉬라즈 고목들과 펜폴즈 그랜지의 고향으로 “호주 레드”의 원형을 만들었고, 이웃 맥라렌 베일은 해풍이 다듬은 유연한 쉬라즈와 그르나슈, 지중해 품종 실험으로 두 번째 축을 담당한다. 서늘한 에덴 밸리와 클레어 밸리의 드라이 리슬링은 “묵직한 레드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배신하는 반전 카드다.
동서의 개성파들
서쪽 끝 마가렛 리버는 보르도를 닮은 해양성 기후에서 카베르네와 샤르도네로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했고, 동쪽 헌터 밸리는 저알코올 세미용이 수십 년 숙성으로 변신하는 “헌터의 미스터리”를 보유한 최고(最古) 산지다. 남쪽 야라 밸리와 태즈메이니아는 서늘한 기후 피노 누아·샤르도네·스파클링으로 호주의 다음 장을 쓰고 있다.
여담
호주는 스크류캡 혁명의 진원지다. 2000년대 클레어 밸리 리슬링 생산자들이 집단으로 코르크를 버린 것이 시작 — 지금은 호주 와인의 대부분이 돌려 따는 방식이다.
필록세라 검역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나라 중 하나로, 남호주는 지금도 청정 지역이다. 1840년대 원뿌리 고목들이 살아 있는 이유다.
바비큐(바비) 문화의 나라답게 쉬라즈+그릴 요리는 국민 조합이다. 양꼬치, 훈제육, 숯불구이 등 한국식 불맛 요리와의 호환성은 어느 나라 와인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