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산발효(MLF) — 샤르도네에서 버터 맛이 나는 이유

페어링연구소

2026-07-19

젖산발효(Malolactic Fermentation, MLF)는 알코올 발효가 끝난 와인에서 일어나는 2차 변환이다. 효모가 아니라 젖산균이 주인공으로, 와인 속의 날카로운 사과산(malic acid)을 부드러운 젖산(lactic acid)으로 바꾼다. 풋사과의 시큼함이 요구르트의 순한 신맛으로 바뀐다고 상상하면 정확하다 — 캘리포니아 샤르도네의 그 유명한 “버터 같은” 질감이 바로 이 과정의 산물이다.

버터 향의 정체

MLF 과정에서 다이아세틸(diacetyl)이라는 화합물이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버터·크림 향의 주범이다. 실제로 팝콘 버터 향료의 주성분과 같은 물질이다. MLF를 충분히 거친 오크 숙성 샤르도네에서 “버터를 바른 토스트” 같은 인상이 나는 것은 비유가 아니라 화학이다. 반대로 산뜻함이 생명인 소비뇽 블랑, 리슬링, 알바리뇨는 대부분 MLF를 의도적으로 막는다 — 쨍한 사과산이 그 와인들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레드는 기본, 화이트는 선택

레드 와인은 사실상 전부 MLF를 거친다. 타닌과 어우러지려면 부드러운 산이 필수라, 양조가가 막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둔다. 화이트에서는 스타일 선택의 문제다 — 풍만한 부르고뉴·캘리포니아 스타일은 MLF를 허용하고, 청량한 스테인리스 스타일은 차단한다. 일부는 절반만 MLF를 시켜 신선함과 크리미함의 균형을 잡기도 한다. 샤르도네 라벨 뒷면에 “partial MLF”라고 적혀 있다면 그 중간 지점을 노렸다는 뜻이다.

여담

  • MLF는 20세기 중반에야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그전까지 양조가들은 봄철 셀러에서 와인이 “저절로 순해지는” 현상을 경험으로만 알고 있었다.
  • 버터 샤르도네의 유행은 1990~2000년대 정점을 찍고, 이후 “언오크드·노MLF” 백래시가 왔다. 지금은 두 스타일이 공존하는 취향의 시대다.
  • 버터 스타일 샤르도네+크림 파스타·로스트 치킨, 노MLF 스타일+굴·회 — 같은 품종이 MLF 하나로 페어링 지도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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