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리뇨(Albarino)
알바리뇨(Albariño)는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대서양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는 화이트 품종이다. “해산물을 위해 태어난 와인”이라는 수식어가 이보다 잘 어울리는 품종은 없다. 산지인 리아스 바이샤스(Rías Baixas)가 스페인 최대 해산물 산지와 겹친다는 것부터가 운명적이다.
바다의 와인
리아스 바이샤스는 리아스식 해안이라는 지리 용어의 어원이 된 바로 그 지역이다. 복잡하게 파고든 해안선을 따라 포도밭이 펼쳐져 있고, 습한 바다 안개로부터 포도를 지키기 위해 덩굴을 사람 키 높이의 돌기둥 지지대(파라) 위로 올려 키우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 곁에서 자란 포도답게 와인에서도 은은한 짠기 도는 미네랄이 느껴진다.
맛과 향
백도, 살구, 자몽, 레몬 제스트 향에 상큼한 산도, 그리고 끝에 감도는 바닷바람 같은 짭조름한 미네랄이 시그니처다. 향은 화려한데 마무리는 드라이하고 깔끔해서, 화려함과 청량함을 동시에 잡은 몇 안 되는 화이트다.
여담
굴, 조개찜, 새우, 문어 요리와의 궁합은 현지에서 수백 년 검증이 끝났다. 갈리시아 명물 “풀포 아 페이라”(삶은 문어 요리)에 알바리뇨는 스페인식 국룰이다. 한국식으로는 조개찜, 해물찜집에 한 병 들고 가면 정확히 그 역할을 한다.
국경 건너 포르투갈에서는 “알바리뉴(Alvarinho)”라는 이름으로 비뉴 베르드(Vinho Verde)의 최상급 버전을 만든다. 같은 품종의 이베리아반도 투 트랙이다.
스페인 화이트 붐을 이끈 주역으로, 2000년대 이후 국제 시장에서 인지도가 수직 상승했다. 2~4만 원대에 “여름 화이트 끝판왕”을 찾는다면 가장 자주 불리는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