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코 밸리 (Uco Valley)
우코 밸리(Uco Valley)는 아르헨티나 멘도사 남서쪽, 안데스 산맥 바로 아래 해발 900~1,500m에 펼쳐진 고지대 산지다. 멘도사가 아르헨티나 말벡의 본진이라면, 우코 밸리는 그 안의 그랑크뤼 — 지난 20년간 세계 와인 평단이 “지금 가장 흥미로운 산지”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높이가 곧 품질
우코 밸리의 존재 이유는 고도다. 해발 1,000m를 넘어서면 기온이 뚝 떨어지고 자외선은 강해진다. 강한 햇빛이 껍질을 두껍게 만들어 색과 타닌을 채우고, 서늘한 밤이 산도와 꽃향을 지켜낸다. 그 결과 같은 말벡이라도 저지대 멘도사의 잼 같은 풍만함 대신, 바이올렛 꽃향과 흑연 미네랄, 팽팽한 산도가 살아 있는 “세리프 없는 폰트처럼 선명한” 스타일이 나온다. 투풍가토, 구알타야리, 알타미라 같은 소구역 이름들이 라벨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 정밀한 테루아 탐구의 결과다.
세계 자본이 몰려든 계곡
1990년대까지 우코 밸리는 과수원과 목초지였다. 잠재력을 알아본 것은 외부인들이었다 — 보르도의 미셸 롤랑이 주도한 클로 데 로스 시에테, 카테나 가문의 고지대 실험(아드리아나 밭), 샤또 슈발 블랑의 합작(슈발 데 안데스)까지,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자본이 앞다퉈 계곡을 개간했다. 30년 만에 황무지가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비싼 포도밭 지대가 된, 남미판 골드러시의 무대다.
여담
말벡 외에도 고지대 까베르네프랑이 “우코의 다음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서늘한 밤이 이 품종의 허브 향과 우아함을 살려준다는 평이다.
포도밭에서 보이는 안데스 최고봉 아콩카과(6,961m) 전망은 세계 와이너리 뷰 중 최상급으로 꼽힌다. 설산을 보며 마시는 말벡이 이 지역 관광의 핵심 상품이다.
고도가 높아 봄 서리가 최대 리스크다. 서리 경보가 뜨면 밤새 밭에 불을 피우거나 헬기를 띄우는 사투가 벌어진다.
우코 밸리 말벡은 숯불 소갈비, 양갈비와 정석 궁합이고, 산도가 좋아 기름진 한식 구이류 전반과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