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삼겹살과 와인은 한국식 페어링의 국민 실험장이다. 소주의 자리에 와인을 놓는 순간, 지방의 고소함과 불맛이 와인의 산도·타닌과 만나며 완전히 새로운 식탁이 열린다 — “삼겹살에 와인?”이라는 의심은 첫 잔에서 대부분 사라진다.

추천 와인
숯불·솥뚜껑 구이의 불맛에는 시라/쉬라즈가 첫손이다. 훈연 향과 후추 뉘앙스가 불판의 문법과 정확히 겹친다. 지방의 느끼함을 산도로 씻고 싶다면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카르메네르 — 한국 시장 20년 검증 조합이고, 가벼운 쪽으로는 살짝 칠링한 가메(보졸레)가 지방을 산뜻하게 리셋한다. 의외의 화이트 카드는 드라이 리슬링알자스의 슈크루트+돼지고기 공식이 삼겹살+김치 조합과 같은 구조다.

페어링 포인트
곁들이는 것에 따라 정답이 이동한다. 쌈장·마늘 중심이면 레드 유지, 파절이·김치가 주연이면 산도 높은 화이트 쪽으로, 멜젓·소금 찍먹이면 미네랄 결의 알바리뇨까지 열린다. 목살은 삼겹살보다 지방이 적어 피노 누아 같은 가벼운 레드도 잘 받는다.

여담

와인 페어링 모임의 “한국식 첫 미션”으로 삼겹살이 자주 선택되는 이유 — 익숙한 음식일수록 페어링의 변화가 극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보쌈·수육으로 조리법이 바뀌면 불맛이 사라지므로 문법도 바뀐다. 이때는 리슬링과 슈냉 블랑의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