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그리니 팔라쪼 델라 토레(Allegrini Palazzo Della Torre)는 이탈리아 베네토 발폴리첼라의 명가 알레그리니가 만드는 레드 와인이다. 아마로네를 만드는 그 지역, 그 생산자가, 아마로네의 기법을 빌려 훨씬 접근하기 쉬운 가격에 내놓는 와인이라 “베이비 아마로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한눈에 보기
이중 발효 — 아마로네의 기법을 빌리다
이 와인의 핵심은 양조 방식에 있다. 수확한 포도의 일부를 몇 달간 말려 당분과 풍미를 농축시킨 뒤, 먼저 발효를 마친 일반 와인에 그 말린 포도를 넣어 한 번 더 발효시킨다. 아파시멘토라 불리는 건조 기법을 응용한 것인데, 아마로네를 만들고 남은 껍질을 재사용하는 전통 리파소보다 한 걸음 나아간 방식이다.
알레그리니는 발폴리첼라에서 싱글 빈야드 개념을 처음 도입한 선구적인 생산자로도 유명하다. 팔라쪼 델라 토레라는 이름은 이 와인이 나오는 단일 밭 이름이자, 그 밭에 서 있는 르네상스풍 저택의 이름이기도 하다.
테이스팅 포인트
말린 체리와 자두, 건포도 같은 농축된 과실 향이 먼저 오고, 오크에서 온 바닐라와 초콜릿, 은은한 향신료가 얹힌다. 건조한 포도를 쓴 만큼 입에서는 달큰하게 느껴질 정도로 과실이 진한데, 실제 잔당은 거의 없고 산도가 뒤를 팽팽하게 받쳐준다. 아마로네보다 가볍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것이 이 와인의 존재 이유다.
페어링 추천
라구를 쓴 파스타, 리조토, 숯불 스테이크와 잘 맞는다. 파르미지아노 같은 숙성 하드 치즈와의 조합은 특히 좋다. 한식이라면 갈비찜처럼 달큰한 양념 고기 요리와 붙이면 자연스럽다.
여담
재미있는 건 이 스타일이 최근 십수 년 사이 이탈리아 레드의 유행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말린 포도를 쓴 진하고 부드러운 레드가 국내에서도 꾸준히 인기인데, 그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발폴리첼라의 아마로네와 이런 응용 와인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