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린기

유린기와 와인은 “튀김+새콤한 소스”의 페어링 문제다. 바삭한 닭튀김 위에 간장·식초·파 기름의 새콤짭짤한 소스와 아삭한 채소가 얹히는 이 요리는, 깐풍기의 사촌이면서 매운맛 대신 산미가 주연이라는 점이 다르다 — 와인 선택의 축도 그래서 산도로 이동한다.

추천 와인
소스의 식초 산미에는 와인도 산도로 맞서야 밀리지 않는다. 소비뇽 블랑이 제1답안 — 라임 결의 산도가 유린 소스와 나란히 가고, 곁들인 채소의 풋풋함과도 향이 겹친다. 튀김의 기름을 기포로 끊는 스파클링(카바, 크레망)도 정석이고, 드라이 리슬링은 간장의 감칠맛까지 받아주는 균형 카드다. 파 기름의 고소함이 진한 스타일이라면 알바리뇨의 짭짤한 미네랄도 잘 붙는다.

페어링 포인트
“와인보다 신 음식은 와인을 밍밍하게 만든다”는 원칙의 실습장이 유린기다 — 부드러운 오크 샤르도네타닌 있는 레드는 소스 앞에서 무너지니, 처음부터 산도 높은 화이트로 세팅하는 것이 정답이다.

여담

유린기(油淋鷄)는 “기름을 끼얹은 닭”이라는 뜻이다 — 튀기지 않고 뜨거운 기름을 부어 익히는 원형 조리법의 흔적이 이름에 남아 있다.
유린기+소비뇽 블랑은 “중식에 화이트가 되나?”라는 의심을 첫 입에 끝내는 조합으로, 중식 페어링 입문 미션으로 자주 추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