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퍼 하이직 레어(Piper Heidsieck Rare)는 파이퍼 하이직이 특별히 뛰어난 해에만 내놓는 프레스티지 뀌베다. 이름부터 “드물다”는 뜻인데, 실제로 아무 해나 만들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2008 빈티지는 샹파뉴 전체에서 손꼽히는 해로 평가받아, 레어 시리즈 안에서도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한눈에 보기
생산자 이야기 — 마리 앙투아네트의 샴페인
파이퍼 하이직은 1785년, “여왕에게 어울리는 샴페인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실제로 첫 뀌베가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진상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이후로도 이 하우스는 럭셔리 이미지를 브랜드의 축으로 삼아왔다. 유명 주얼리·패션 디자이너와 협업해온 것도 그 연장선인데, 레어의 병에 씌워진 황금 티아라 장식이 대표적이다. 병 자체가 선물처럼 보이는 이유다.
테이스팅 포인트
오렌지 꽃과 히아신스 같은 화사한 향이 먼저 오고, 코코넛과 아몬드의 고소함이 뒤따른다. 입에서는 오렌지와 파인애플, 시트러스가 이어지며 미네랄 감이 뼈대를 잡는다. 장기 숙성 샴페인다운 브리오슈와 견과 뉘앙스가 층을 이루는데, 기포는 오히려 부드럽고 촘촘하다. 8~10도로 내되, 너무 차게 마시면 이 복합적인 향이 닫히니 플루트보다 넓은 잔을 권한다.
페어링 추천
굴과 랍스터, 게 같은 해산물이 정석이다. 스시나 회처럼 담백한 요리와도 잘 맞고, 숙성 하드 치즈와 곁들이면 견과 뉘앙스가 겹치며 근사해진다. 튀김 요리의 기름기를 씻어내는 힘도 충분하다.
여담
여담으로 레어는 셀러 마스터 레지스 카뮈의 이름과 떼어놓고 말하기 어렵다. 그는 파이퍼 하이직의 양조를 오래 총괄했고, 은퇴 후에는 레어에만 집중했다. 한 사람의 이름이 특정 뀌베와 이 정도로 붙어 다니는 경우는 샹파뉴에서도 흔치 않다.